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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맛나는이야기

돼지의 경제학, 600년만의 '황금돼지해'

돼지의 경제학, 600년만의 '황금돼지해'
  
 
정해년(丁亥年) 새해가 밝았다. 12년마다 돌아오는 돼지의 해지만 올해는 유난히 떠들썩하다. 불의 기운이 넘쳐 가정과 사업의 번성으로 이어진다는 '붉은 돼지'의 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600년 만에 한번 돌아온다는 '황금돼지해'라며 들떠 있다. 근거가 부족하다지만 대통령선거 등 경제에 불확실한 변수가 많은 탓에 어느 돼지든 희망과 행복을 안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적잖다.

600년만에 온 황금돼지해

돼지(亥)는 12간지의 12번째 동물로 돼지의 해는 60갑자에서 을해(乙亥) 정해(丁亥) 기해(己亥) 신해(辛亥) 계해(癸亥) 등 5번 든다. 오행에서 정(丁)자는 붉은 기운을 뜻하는데, 올해가 바로 '붉은 돼지'를 뜻하는 정해년(丁亥年)이다.

60년 만에 돌아오는 붉은 돼지해는 돼지해 중 최고로 친다. 또한 붉은 돼지해의 으뜸으로 꼽히는 황금돼지의 해는 10간12지에 음양오행을 더해 따져보면 600년 만에 찾아온다고 한다.

그냥 돼지도 좋은데 황금까지 뒤집어썼으니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가 벌써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올해 아이를 낳으면 재물운이 트인다는 소문이 돌며 지난해 '쌍춘년' 결혼식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산부인과 등은 이미 임신상담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유통업계 등도 '황금돼지 마케팅'에 열심이다.

민속·역술학자들은 황금돼지해의 근거가 희박하다고 말한다. 정해년이 600년 만에 돌아왔으면 600년 전에도 이같은 기록이 문헌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정해년이 60년 만에 한번 돌아오고, 10번째 돌아오는 정해년을 가득 찼다는 의미로 '황금색'에 비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상술이 가세한 황금돼지해라도 이례적인 베이비붐은 저출산 해소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테고, 돼지는 역시 복을 몰고 오는 '영물'임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부(富)와 복(福)

돼지는 전 세계에서 1000여종이 사육되고 있다. 평균수명은 12~17년. 한반도에서는 약 2000년 전부터 번식한 것으로 추측된다. 동물상, 조개더미, 토우, 토기 등 석기시대 유물에서 멧돼지 뼈와 이빨이 다수 출토됐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에는 전라도 지방이 돼지 사육으로 유명했다. 돼지뼈를 우려낸 감자탕은 당시 전라도에서 유래돼 전국 각지로 퍼진 토속음식이다. 돼지는 현실에선 과도한 먹성으로 탐욕스럽고, 게으른 동물로 알려져 있다. 더럽다는 인식도 있지만 사실 소나 닭보다 깨끗하다.
 
외관상 돼지우리 주변은 항상 습기가 차고 지저분하다. 땀샘이 발달하지 못해 체내의 모든 수분이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각이 발달돼 배설장소만 따로 마련해 주면 냄새를 맡고 그곳에서만 볼일을 본다.
 
현실과 달리 신화에서는 상서로운 동물로 신성시됐다. 지금도 각종 굿이나 고사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웃음 띤 돼지머리다.

여러 고서에 따르면 고대부터 각종 제사에는 으레 돼지를 가장 중요한 제물로 바쳤다. 고구려에서는 하늘에 제물로 바치는 돼지를 '교시'(郊豕)라고 했다. 고려 때는 왕건의 조부 작제건이 서해 용왕에게 돼지를 선물로 받았다.
 
고구려 유리왕은 도망가는 돼지를 쫓다 이르게 된 국내 위나암으로 도읍을 옮겼다. 고구려 산상왕은 아들이 없었는데 달아나는 '교시'를 쫓다 처녀를 만나 아들을 낳았다. 조선시대에 와서도 멧돼지를 '납향'(臘享)의 제물로 썼다. 돼지는 이처럼 신에게 바치는 '희생물'인 동시에 신의 뜻을 전하는 '예언'의 상징으로 통했다.
  
돼지는 '부'(富)와 '복'(福)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돼지해를 맞으면 행운과 재물운이 따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사꾼들이 '정월 상해일'에 문을 열고, 돼지 그림을 부적처럼 거는 풍속도 이에 연유한 것이다. 돼지의 강한 번식력을 사업의 번창으로 연결한 것이다. 꿈속에서는 용꿈과 더불어 최상의 길몽으로 더욱 후한 대접을 받는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는 돼지가 풍요를 비는 제물이었다. 반면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돼지에 대한 부정적 관념으로 돼지고기를 금기시한다. 심지어 악마의 의도와 유혹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진다.

지방 색 희고 굳어야

돼지고기의 질은 조직감, 고기 색, 지방의 색과 질·침착 등에 의해 결정된다. 대부분의 돼지고기는 기준등급 이상이기 때문에 암수 관계없이 구입하면 된다. 수컷의 경우 간혹 웅취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 중 거세하지 않은 수퇘지는 아주 적으므로 웅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고기 색이 지나치게 창백하면 조리과정에서 감량이 심하고, 퍽퍽하다. 진한 암적색일 경우 늙은 돼지고기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육이 잘된 돼지고기는 지방의 색이 희고 굳으며, 육질이 연하고 냄새가 없다. 반면 지방이 지나치게 무르고 색이 노란 것은 냄새가 많이 나고 퍽퍽하다.
 
신선한 어린 돼지는 고기 결이 곱고, 탄력이 있다. 결이 굵은 고기는 질긴 경우가 많다.


성공·합격·당첨 '길몽'

△돼지꿈 해몽
돼지가 하늘에서 자기에게 떨어진다.(관심없던 일이 뜻밖의 성과를 거둔다)
돼지가 집에 들어온다.(사업이 잘되거나 금전이 들어온다)
돼지가 졸졸 따라다닌다.(시험에 합격하거나 추첨에 당첨되고, 직장을 얻는다)
돼지 떼가 길을 막는다.(복권·경매 등에서 횡재한다)
돼지와 싸워 이긴다.(경쟁자를 물리친다)
돼지가 새끼를 낳는다, 자신이 돼지와 같이 산다, 자신이 돼지가 된다.(가만히 있어도 돈이 굴러들어온다)
돼지가 교미한다.(성공 예감)
돼지 새끼가 우글거린다.(장차 사업가로 성공할 아들이 태어날 태몽)
죽은 돼지를 데리고 온다.(안 좋은 일이나 화근이 생긴다)
잡은 돼지를 놓친다.(공들인 일이 물거품이 된다)
돼지를 판다.(남 좋은 일만 하고 손해를 본다)
돼지에게 물려 상처를 입는다.(사기 등을 조심해야 한다)

△속담
돼지 값은 칠푼이요, 나무 값은 서돈이다(주된 것보다 부차적인 것이 오히려 규모가 더 클 수 있다).
돼지 꼬리 잡고 순대 달란다(일정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 성급히 요구한다).
돼지 멱 감은 물(돼지고기 넣고 끓인 국에 돼지고기는 있으나 마나 하고 국물뿐인 경우).
돼지 밥을 잇는 것이 네 옷을 대기보다 낫다(장난이 심한 사내아이 옷이 쉬 못 입게 됨을 이르는 말).
돼지 오줌통 몰아 놓은 이 같다(두툼하게 생긴 얼굴이 허여멀겋고 아름답지 못함을 조롱하는 말).
돼지 왼 발톱(상궤에 벗어난 일을 하거나 남과 다른 행동을 한다).
돼지가 깃을 물어들이면 비가 온다(둔하고 미련한 사람의 직감이 들어맞음을 비유하는 말).
돼지는 흐린 물을 좋아한다(더러운 것은 더러운 것과 사귀기를 좋아한다).
돼지를 그려 붙이겠다(진귀한 음식을 혼자 먹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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